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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x

20231206

by happyjay 2023. 12. 10.

사업 계획 시즌이다.

예전 회사에서는 전사 OPEX 조직에서 근무하면서, 사업 계획과 재무 계획에 맞추어 전사의 주요 Function에 대한 혁신 initiative를 설계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였다. 각자 담당자가 PM이 되어 1년간 해당 initiative를 drive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결과물을 내곤했다.

혁신 initiaitive를 설계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를 인식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설득력있게 도출해 낸다면, 그 과제는 50%는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일단, 리더와 그 구성원이 그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공감했다면, 어떤식으로든 해결 방안이 도출되곤 한다.

현재 있는 조직의 문제는 납기 관리라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 내가 이 조직으로 전입되기전 실시했던 brain storming 결과를 살펴보면,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나왔지만 가장 잘 정리가 되지 않았던 agenda가 바로 납기 관리이다.

납기 관리의 현상 (symptom)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빈번한 납기 지연'과 '납기 관리의 비효율성'일 것이다. 하나 더 나아가 pain point로는, 납기 지연 요인이 대부분 '예측 불가능'하고, 납기 관리의 대상이 회사 '외부'에 있는 player라 협조가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이러한 symptom이 맞다면, 다음 단계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면 되는데, 아마도 가능한 해결 방안은 외부에 있는 player의 납기 관리와 관련된 resource와 물량 요인 등의 디테일을 짧은 주기로 우리가 그 외부 player보다도 더 자세하게 파악하여, 납기 지연 risk가 발생하기 이전, 납기 지연 요인들을 control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물론 이방법이 모든 player에게 적용되기는 어렵고, 실제 효과도 예상한 것 만큼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조직내에 이러한 reference가 있는것과 없는것에는 조직의 performance, 업무 효율성, 직원의 역량에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보자고 슬며시 제안해 보았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이 왔다.

나의 제안에 대해 납기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감을 받은것 같기는 한데,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에 대해서는 공감을 받지 못한듯 하다.

바로 담당자들이 납기 관리를 지독하게 추진하도록 drive하고, 1년간의 target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뛰어난 담당자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 품목에 대해서는 납기관리가 잘 될 수 있기는 한데, 조직 관점에서는 지속성과 보편성이 부족할 수 있다. 대부분의 평범하고 일반적인 노력을 투입하는 담당자는 Ace들의 방법을 따라할 재간이 없다.

안 좋은 현상을 인식했다면, 현상에서 출발하지 말고,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를 잘 파악하고 정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일반적인 담당자도 보통의 노력만으로도 process, system을 잘 따라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는 해결 방안이 도출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 역량과 조직/R&R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도 같이 포함하여 정리를 해주어야만 한다.

현상은 대략 짐작이 가는데, 그 현상이 나타나는 문제 정의가 되지 않아, 구체적인 제안을 할 수 없음이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