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킹을 크리스마스가 다되어서 했다. 일이 있어서, 날씨가 너무 더워서,, 2-3주 정도 딜레이되었는데,
그간 날이 갑자기 추워졌기 때문에 첫 스킹이었지만, 최상의 설질에서 스킹을 할 수 있었는데,
약 30여년의 스킹 경력중에 첫 스킹이후 이렇게 허벅지와 엉덩이에 근육통이 생긴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둘째날은 제대로 스키를 타지 못했고, 셋째날인 오늘은 덕분에 아예 스키를 포기할 정도였다. 근육통이 생긴 이유로는 두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첫째 근육이 너무 너무 없어서, 둘째, 제대로 하체를 이용하여 스키를 탔기 때문에...
최근 스쿼트 종류의 하체 운동을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뒷 동산을 주기적으로 뛰어 다녔기에 근육이 너무 없진 않았을테고, 오늘 시즌 첫 스킹임에도 느낌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정말 처음으로 제대로 하체를 이용하여 스키를 하지 않았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십수년전 스키를 그만둘때즘, 그리고 최근 다시 스키를 시작한 2-3년간 내 스킹의 목표는 스무스한 트랜지션이었다. 십수년전 스키를 그만두기 직전에 이 느낌을 어느 순간 갑자기 알게되었고, 주변인들로부터 갑자기 "스킹이 달라졌다,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면서 나의 변화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카빙턴의 트랜지션이란, 바깥발에 하중이 100% 가해졌을때 안쪽발이 다음턴이 바깥발이 되고 다시 하중이 100%로 넘어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트랜지션이 스무스하다는 것은, 바깥발에 하중이 100%에서 피크를 찍고 줄어드는 만큼 안쪽발에 하중이 증가하여 다음턴의 최정점 (apex)구간에서는 다시 하중이 100%가 되도록 연속적으로 하중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트랜지션은 물리학적으로 운동의 방향이 바뀌는 것인데, 운동의 방향은 불연속적으로 바뀌면 안되고 스무스해야 한다. 불연속적인 트랜지션의 한 종류로는 점프턴이 있는데, 인위적인 점프턴은 부정지 사면 등에서 필요할때가 있기는 하나, 정상적인 카빙턴에서는 무조건 스무스 해야 한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양발간에 하중이 스무스하게 이동하게 되는 경우, 양발이 설면에 잘 밀착되고 특히 안쪽발에서 바깥발로 바뀌는 스키가 설면에서 놀지 않고 하중도 빠지지 않으면서 최종적으로 100%의 하중을 받는 바깥발이 되는 과정이 되고, 이를 트랜지션이 잘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반대로, 극단적 불연속적 트랜지션은, 양쪽발의 하중 교환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어느 순간 점프를 통해 하중이 체인지 되는 방식, 얼핏보면 대단히 역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약간의 실수나 부정지 사면에서는 넘어질 수 밖에 없는 그런 트랜지션이다.
예전에는 이런 이유때문에 양발로 스키를 타는 것이 맞느냐 한발 (바깥발)로 스키를 타는것이 맞느냐로 한동안 논란이 있었고, 이 과정을 어떤이는 "딛고 일어선다"라고 표현하고, 어떤이는 Flex (중간 과정, 양발에 50:50으로 하중이 실리는 transition의 중간 시점)-Extend (바깥발에 하중이 100% 실리는 시점)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작년말에 트랜지션의 방법에서 다시 하나 깨달은 것은, Flex 과정에서 허리를 포함한 관절을 쭈욱 펴는 것이 아니라, 스쿼트 자세를 유지해야 하중 손실없이 트랜지션이 일어나고, 바깥발에 하중이 제대로 실릴 수 있는 것을 알게 된 것. 유사한 고민과 강습을 하는 유튜브를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신을 얻은 것.
https://youtu.be/kxaGKkqOCkY?si=PP3tcNoIxxdmDeNG
뭐든 강습을 받는것이 가장 빠른 길이긴 하다. 나 처럼 강습없이 몸으로 부딪혀가며 얻는것은 여전히 잘못된 길일 가능성도 있고, 설사 맞는 길을 찾아간다고 하더라도 시행착오로 인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천재가 아니고, 연습량이 부족하다면 끝내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
23/24 시즌 첫 스킹은 날은 추웠지만, 슬로프의 컨디션은 대박이었고, 허벅지와 엉덩이는 기분좋은 근육통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