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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면치기 - 라면을 먹는 일본인의 방식

by happyjay 2019. 3. 31.

https://www.youtube.com/watch?v=4Ai6wDEHrT8

일본은 우리보다는 개화가 일찍 시작되었고, 그 개화와 함께 일본에 직접 전해진 유럽의 식문화의 영향때문인지, 그들의 음식을 먹는 방식은 유럽의 그것 처럼 매우 조용하고 예의를 존중한다. 다만, 라면/ 우동집에서는 음식먹는 소리에서만큼은 예외가 존재하는 듯 하다. 그것은,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많이 알려진 면치기, 영어식 표현으로는 Slurping,이다. 일본 현지의 라면/ 우동집을 방문해보면, 일본 특유의 매우 조용한 음식점 분위기때문에, 손님들의 큰 대화와 같은 소음없이, 유독 '후루룩'대는 면치기 소리가 울려퍼지는 진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면치기의 장점이, 면치기 과정에서 공기와 면 그리고 국물이 적절하게 접촉하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최적의 식감과 맛이 나온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 면치기 방식은,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라면 먹는 방식 중 하나인, 라면을 끓인 양은냄비의 뚜껑에 면을 덜어서 먹으면 맛있게 느껴지던 방식과 매우 유사해 보이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라면을 냄비뚜껑이나 넓은 접시 등에 한 젓가락 옮겨 담으면, 면발에 묻어 있는 국물이 빠지면서 면발의 촉촉한 기운이 덜어지고, 또한 면발이 공기에 식혀지면서 조금 더 쫀득하고 건조한 식감이 나온다. 이 방식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면 먹는 방식이긴 하나, 국물에 충분히 적셔져 있는 면발을 바로바로 건져 먹는 방식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도 하다. 

외국의 음식은 그 나라의 방식대로 최대한 먹는것이 예의이고 많은 경우에는 그 나라의 음식맛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유럽식의 포크/ 나이프 등의 사용방법, 손을 사용해서 먹는 샌드위치류, 인도 음식인 난 등이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일본의 면을 먹는 방식인 면치기를 존중하기는 하나, 이것을 음식점 테이블의 맞은편 자리에서 지켜보는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긴 하다. 그 이유는, 후루룩 대는 소리자체는 물론이고, 자신은 물론 맞은편에 앉은 내게까지 국물이 튀는 더러움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식과 서양식을 막론하고 음식을 먹을때는 불필요한 소리를 최대한 자제하고 상대방에게 불편을 주지 말라는 가장 오래되고, 범용적이고 기본적인 음식 예절에도 어긋나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