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맛이다. 독일 사람 입장에서는 아마도, 한국 사람이 독일 촌구석에서 먹는 청국장 맛이리라..
주인장은 넉넉하게 생기신 독일 분이고, 한국인과 결혼한 듯 하다. 기본적으로는 빵을 굽는 분인듯 한데, 독일식의 가정식을 내어 놓는다.
예전에는 주문 받으시는 분들이 한국말 꽤 하시는 외국인의 비율이 높았는데, 최근에는 한국 분들도 많이 늘은듯 하다.
이집에는 사워도, 식빵, 모닝롤 등의 아주 기본적인 식사용 빵이 대부분이고, 일부 에클레어 등의 디저트용 빵이 있기는 하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프트하고, 달착지근하고 크림 듬뿍 들어간 빵은 없고, 이집에서 파는 빵이 독일의 전형적인 빵이라고 가정한다면, 독일빵은 한국식 혹은 프랑스 빵과는 달리 식빵도 그렇고, 사워도도 그렇고 밀도가 더 촘촘하고 단단하다. 마치 거의 모든 빵에서 프레쩰의 느낌이 난다고 표현하면 비슷할듯, 빵의 종류와 맛 식감도 평균적인 한국 사람의 입맛에는 그 닥 맞을 것 같지는 않은데, 쫀쫀한 식감을 좋아하는 내게는 저알 오랫동안 찾아 헤메던 그런 맛.. 너무 좋다.
독일 가정식이 메인 메뉴인 이집의 메뉴도 종류는 꽤 많지만, 한국인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요소인 팬시한 플레이팅이나 맛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유럽식 아침이 그렇든, 소시지, 계란, 토스트 등이 주요 메뉴이고, 독일식의 돈까스 (독일 사람들은 아침에 이런걸 먹는다고 하네요..), 학센도 있었던것 같기는 하다.
그 메뉴중에, 이집에서 내가 가장 즐겨 먹는 메뉴는 스프. 한국화된 맛이 배제된 진짜 유럽식의 스프를 먹을 수 있지만, 글쎄, 이 스프의 맛도 일부를 제외하면 평균적인 한국인이 아주 좋아할 그런 맛은 아니다.
덕분에 나름 인기가 있는 집이고, 가게 규모가 작아서, 웨이팅이 길 법도 한데, 가게가 생긴지가 오래되어서 새롭게 유입되는 손님 보다는 단골들이 많은것 같고, 오픈런이 생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주말에도 약간의 웨이팅을 하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집이라 나는 너무 좋다.